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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잼이 또 와버렸다어느 날의 기록 2023. 2. 18. 23:50
히치콕이
인생의 재미없는
부분을 편집하면 영화랬는데,
내 인생은 그럼 30대 초반에 끝난거네.
내 영화는 이제 볼게 없는 건가?
13년전에 내가 쓴 글을 보고 며칠을 우울하게 보냈다.
글은 한스에게 쓰려다 안보낸 편지였더. 10년, 15년 뒤쯤에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돈도 잘 벌고, 아이도 둘이 있고,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한스와 살았으면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.
세상에. 한스말고는 이뤄진것은 아무것도 없었다. 아무것도. 아이들 둘 대신에 고양이 둘이 있다.
어쩐지 요 몇년 내 인생이 하나도 재미없더라. 좋아하는 것도 없도 인생에 흥미도 없어졌고 왜 나사 싶다. 일이 들어오니까 그냥저냥했는데, 지금 나의 커리어는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로 최악인 상태이다.
변화가 필요하다. 큰 변화. 어떻게든 이 상황을 역전시켜야한다. 산소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밀실같은 이 상황을 빨리 탈출 하고 싶지만 이미 많이 무기력해져 있어서 어떻게 벗어나야할지 모르겠다.
손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려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보겠다는 심정으로 매일 ‘1일 1비움’을 하고 있다. 오늘은 뭘 비울지 집안을 돌아보다가 옷방을 봤다. 어떤 옷을 비울까 봤는데, 나를 설레이게 하는 옷은 하나도 없지만 적당히 여기저기 걸치기 무난한 기본 옷이 가득했다. 그렇다고 그 기본이 막 예쁘지도 않았다. 애매한 옷들 뿐이었다. 애매하고 맘에 안드는 지금 나의 삶, 내가 선택한 옷들마저 애매했구나.
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고민하면 답은 항상 하나다.
내 취향부터 재정비를 해야한다.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며 절제하다가 어떤일로 스트레스가 폭발하면 쇼핑으로 스트레스 해결, 이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물건들이 많아졌다.
그래서 내가 할 일.
1.스트레스를 받아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강구해 놓기.
2.취향만들기 :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기.
그래, 나는 다 알고 있다.
이미 다 알고 있다.
내일은 글쓰거나 책을 보는 일보다 좀 더 움직이는 일을 해야겠다.
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뿌린다던지, 청소를 한다던지.'어느 날의 기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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